살리바의 변재
도미니크 빈첸시오 캐링턴 본문
“잘 들었습니다만, 역시 제 일은 아닌 것 같군요.”
외관
공들여 관리한듯 결 좋은 백색 머리칼은 늘 뒷목을 살짝 덮는 길이를 유지했다. 시력이 좋지 못한 탓에 얇은 테로 된 안경을 착용한다. 펜을 쥐는 손가락을 제외한다면 그 흔한 굳은살조차 찾아보기 어려웠고, 희다 못해 핏줄이 비칠 정도로 창백한 피부는 그가 고생 한 번 안 하고 곱게 자랐음을 반증했다.
이름: 도미니크 빈첸시오 캐링턴 / Dominic Vincentius Carrington
나이: 19
성별: Male
국적: 영국
키/몸무게 : 186cm / 69kg
성격:
01. 차분과 냉정, 독설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이라 해도 무방하다. 박제라도 해둔 듯 늘상 무표정한 얼굴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요가 없었으며, 정확한 포쉬 악센트로 무감히 내뱉는 말들은 듣는 사람의 속을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말이 막혀본 적이 손에 꼽는 이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의식적으로 차별을 조장하기라도 하냐 하면, 아마도 그건 아닐 테다. 도미니크 캐링턴은 정말 공평하게도! 모두에게 재수가 없었다. 그의 사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의무감으로나 겨우 역할한다. 그렇다보니 친우라 부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만...
02. 강박과 완벽주의, 그리고 허영?
누군들 타인에게 약점을 보이고 싶겠냐마는, 그는 더 했다. 목끝까지 채운 단추와 보기 싫은 잔주름 하나 없는 셔츠, 곧게 세운 꼿꼿한 허리와 몸에 밴 예법은 가장 단적이고 명확하게 그의 성정을 보여주는 면들이다. 새벽부터 수십 분씩 머리를 정돈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넥타이를 바꿔 끼며 소매에 달 커프스 링크를 고민하는 꼴을 본다면 아마 혀를 차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강박은 외적인 면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었고, 시험기간만 되면 밤이라도 샌 모양인지 짙은 색의 커피와 함께 다크서클을 달고 다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그 덕에 도미니크의 성적은 늘 최상위권에 머물렀다.
03. 야망과 승부욕
도미니크 캐링턴은 욕심이 많았다. 더 좋은 것을 열망했고, 높은 자리를 갈망했으며, 그에 따라 필요하다면 정공법이 아닌 편법까지도 마다하지 않을 인간이다. 고작 반크라운짜리 은화 한 닢이 걸린 당구 내기나 체스 게임에도, 하다못해 관전 중인 크리켓 경기의 우승팀을 점치는 것 하나에도 최선을 다 해 임할 것. 그는 19년간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왔다.
Therefore,
결국 의례와 허식, 야망과 실리가 뒤섞인 모순적인 인간. 그러나 과연 어디엔들 하나의 일관된 키워드로만 살아가는 인간이 존재하겠는가.
기타:
Dominic, Vincentius
> 도미니크 빈첸시오 캐링턴. 12월 1일, 겨울의 초입에 태어난 도미니크의 미들네임이자 순교성인의 이름이기도 한 빈첸시오는 그의 세례명이다. 보기보다 독실한 청교도 신자.
> 오른손잡이. 정자체에 가까운 필체는 화려하진 못하나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고 단정하다.
> 취미는 체스. 가끔 피아노도 친다. 주로 연주하는 건 프란츠 슈베르트의 곡.
> 상대의 나이나 신분에 따라 공대와 하대를 오가나 어느 쪽이든 딱딱하다는 점에선 크게 다를 바가 없다.
> 기숙사의 경우 2인실을 사용한다.
> 가문끼리의 정략으로 맺어진 약혼녀가 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란셋 백작가의 차녀.
> 최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가 도서관에서 읽거나 빌리는 책들은 철학이나 과학과 같은 것들부터 시작해 제철 산업에 관련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을 넘나들어 과목을 특정할 수 없다.
> 체력은 타고나길 평균보다 조금 떨어지는 듯 싶다.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어 거의 매일 새벽마다 운동을 한다고. 운동의 목적이 신체단련보다는 학업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기초체력 유지에 있다보니 대개 조깅 정도의 가벼운 류다.
> 점심과 저녁 사이 오후 티타임은 거의 빠짐 없이 챙긴다. 밀크티는 무조건 홍차 먼저, 티푸드는 과하게 달지 않은 것들 위주로. 영국의 티타임은 일종의 사교 모임처럼 즐기는 게 통상적이나, 도미니크의 경우는 인간관계가 협소하다보니 홀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손톱만큼도 개의치 않는다.
> 운영 위원회엔 자원해 참가했고, 그 동기는 스스로 밝힌 바 없으나 뻔한 일이다. 구태여 과제 면제를 바랄 이도 아니고, 외출 또한 그에겐 별 메리트가 되지 못했을 테니 그가 목적한 바는 그저 졸업 전에 교수들에게 눈도장 한 번 더 찍기 위해, 그거 하나 아니겠나. 쌓아둔 인맥이 언제 어디서 필요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Carrington
> 캐링턴 후작가. 그 긴 역사는 초대 가주인 메이슨이 14세기 장미전쟁에서 전공戰功을 세워 왕에게 변경백 작위와 국경지대의 드넓은 봉토를 하사받음으로써 시작되었다.
> 변경백, 즉 국경을 지킨다는 후작가의 보편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경우 수백년간 무가武家가 아니었다는 게 특이점이라면 특이점이겠다. 정확히는 메이슨 캐링턴 이후로 가주들 중엔 이렇다 할만큼 특출난 기사가 없었다. 사병의 경우 평균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어쨌든 캐링턴 자체는 헨리 8세가 수장령을 선포하기도 전부터 영국 정치판의 주역 중 하나였다.
> 보수파의 대표격으로 불린다. 실리보다도 원론적인 명예와 명분을 중심에 둔 탓에,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철도 사업에 뛰어드는 이 변혁의 시대에도 홀로 '고고하게' 지조를 지키는 중이시란다. 귀족은 상업에 손을 대어선 안된다나.
> 현 가주는 도미니크의 모친인 베아트리스 캐링턴 후작. 현재 의회의 상원의원직을 지내고 있다.
> 그 아래 유일한 직계가 도미니크 캐링턴. 실제로 이미 귀족들 사이에선 소후작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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